3 / 14 (화) 연리지
저녁스케치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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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꽃을 피우는 법과
버리는 법

소중한 것을 지키는 법과
버려야만 하는 이유

추위와 외로움을 견디는 법과
아름답게 죽음에 이르는 길까지
다 가르쳐 주었지만

둘이서 하나가 되는 법
뼈와 살을 섞고
마음과 영혼까지 하나가 되는 비밀은
아직 일러주지 않으셨다

그렇건만
서로를 칭칭 동여매는 고통을 두고

사랑하라
다만 사랑하라 한다

헛된 꿈을 두고
모진 인연을 두고
그래도 사랑하라
더 사랑하라 한다.

김별 시인의 <연리지>


하나로 보자니 둘이고
또 둘이라기엔 이미 하나가 돼버린 사이.
누가 그러란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는데
우린 그렇게 늘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니 서로의 체온으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따스한 온기를 품은 채 살아가기로 해요.
그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어깨동무 하고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