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0 (월) 3월에
저녁스케치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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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이해인 시인의 <3월에>


하루는 향기로운 꽃바람이 되었다가,
하루는 흙내음 머금은 풀잎이 되었다가,
또 하루는 팔랑팔랑 봄소식을 전하는 나비가 되어 봅니다.
작은 소망의 씨앗이 연둣빛 싹을 틔우는 봄.
그래서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도 좋은 봄.
귀밑머리 소녀처럼 마냥 설레는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