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2 (수) 허리 굽은 소나무
저녁스케치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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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풍파 허리 굽은 인생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수채화 호수에 잎들
잔잔한 가슴에 담습니다

확 트인 둘레길 바람이 불어와
뿌리는 깊게 내리고
산고의 아픔은 세상을 보는
혜안(慧眼)이 되었습니다

광교산 어깨를 기대고
허리를 절룩이며 푸르름을
간직한 채 걸어온 세월

맑은 하늘 능선 위
손잡은 뭉게구름 춤을 추고
물 위에 드리운 추억
화려하게 산수화를 그립니다

조동선 시인의 <허리 굽은 소나무>


여태 조금씩 움츠러드는 등과 허리가
세월의 흔적이라고만 여겼는데,
누군가의 굽은 등을 토닥이고
낮은 곳에 시선을 두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그리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그 마음 그대로 어우렁더우렁 웃으며 살아가기를,
살아온 날들, 그리고 살아갈 모든 날의 풍경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화로 기억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