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8 (화) 아픔의 원경
저녁스케치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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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픔은
자리를 상실한 부품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제 가슴을 붉게 찢어버리는 화산
고요하고자 하나 강풍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하루 칠십만 번씩 제 가슴을 치는 파도

흔들리는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보였던 이유는
내가 그들의 아픔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음이다

적막을 깨뜨리며 구르는
모든 부품에는
제자리를 잃은 것들의
몸부림이 있다

박판석 시인의 <아픔의 원경>


멀리서 바라봐서 모를 뿐,
제아무리 곧은 나무라 해도
가벼운 바람에도 가지가 흔들리고,
예쁘기만 한 낙엽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합니다.
그러니 웃고 있다고 그러려니 하지 말고
아주 가끔은 괜찮냐고 물어주세요.
애써 감추고 있던 슬픔을 말할 수 있게.
흐르는 눈물에 아픔이 옅어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