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6 (목) 오십대 아저씨들
저녁스케치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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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언젯적 얘길 하는 중일까
지방방송 가득한 술자리에서
마주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죄다 꺼내놓고 있었다

팔순 노모가 식사를 못하셔서
매주 막내아들이 반찬을 사간다 하고
반수를 결심한 아들의 의지가
부모로부터 들었던 보릿고개만큼
절박하지 않아 걱정이라 하고

따로 지내는 아빠가 아들에게
인생에 대해 해줄 말이 없다 하고
우리도 술 마시며 취하기도 바쁜데
부모 걱정 애들 걱정에
본인 신세한탄까지 해야 하고

다만 옳고 그름이 없는 추억만
저마다의 실타래를 더듬어
한 가락 쭈욱 거슬러 올라가고
가다가 엉키면
다른 가닥이 풀어주었다

이제 곧 현실도 추억이 될 텐데
잘하고 있는 건지
더 잘 할 수는 없는 건지
괜찮다, 괜찮어~
그렇게 실마리는 쌓이고 쌓여
어떻게 풀릴지 결론이 궁금했다

임장혁 시인의 <오십대 아저씨들>


지천명이 되면
사는 일이 좀 편해질 줄 알았는데
부모님 챙기랴 자식 돌보랴
여전히 자신을 잃고 사는 오십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직은 괜찮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일. 근데요,
힘들면 투정도 부리고 눈물 나면 울어도 돼요.
모두가 다 아는 걸요. 모든 순간이 최선이었단 거.
그러니 가끔씩은 괜찮지 않아도 됩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