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7 (금)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
저녁스케치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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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에 눈이 부시다가도
된바람 불어오면 함께 견디는 사람
지긋이 바라만 보아도
발에 힘이 들어가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거기 있음에
물컹거리는 길 위에서 고임돌을 찾아
흙 묻은 발을 옮길 수 있습니다
낮은 밝아야만 하고
밤은 어둡기만 하다는
통념의 액자 속에 갇혀 있던 내가
낮의 어둠에서
새벽을 품고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지구에 홀로 떨어져
외로운 왼쪽 어깨 하나가
외로운 오른쪽 어깨 하나를 만나는
비스듬히 기운 풍경
당신과 내가 함께 있는 풍경입니다
이종화 시인의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
일상에 지친 날엔 풍경에 기대고
괜스레 울적할 땐 노래에 기대요.
잡생각이 많은 땐 일에 기대고
힘겨울 땐 좋았던 기억에 기대죠.
하지만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러니까 우리,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요.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된 풍경만큼
아름다운 풍경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