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2 (수) 종이학의 슬픈 사랑
저녁스케치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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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 마리의 종이학을 접는다
천 마리의 학을 접으면
널 갖고 싶은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아
터질 듯이 아린 가슴은
눈물로 얼룩진 종이학을 접는다
천 마리의 학을 다 접지 못했기에
아직 그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천 마리를 접고도 널 갖지 못한다면
다음 세상에서도 천 마리의 학을 접겠지
사랑이 남기고 간 아픈 상처들은
짓누르는 그리움의 무게에 더 아프고
가슴 무너지도록 그리운
종이학의 슬픈 사랑에 가슴 저며온다
한평생 그리워하다 죽을지라도
다음 생에 또다시 사랑하여 가슴 시릴지라도
천 마리의 종이학을 접는 가슴엔
오직 너 하나만이 살고 있겠지
최수월 시인의 <종이학의 슬픈 사랑>
간절함으로 종이학을 접던 때가 있었죠.
바람이 이뤄진다는 천 개라는 숫자.
누가, 언제 정했는지 몰라도
아마 그 사람은 알았던 모양입니다.
종이학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내 욕심보단
그저 그이의 행복만을 바라게 된다는 걸.
그래도 그 마음은 고이 간직하고 싶었나 봅니다.
천 개를 다 채우지 않고 그리움으로 남겨뒀으니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