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3 (목) 체온의 시
저녁스케치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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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해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대 손을 잡으면
거기 따뜻한 체온이 있듯
우리들 마음속에 살아 있는
사랑의 빛을 나는 안다
마음속에 하늘이 있고
마음속에 해 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사랑이 있다
어둡고 추운 골목에는
밤마다 어김없이 등불이 피어난다
누군가는 세상은 추운 곳이라고 말하지만
또 누군가는 세상은 사막처럼
끝이 없는 곳이라고 말하지만
무거운 바위틈에서도 풀꽃이 피고
얼음장을 뚫고도 맑은 물이 흐르듯
그늘진 거리에 피어나는 사랑의 빛을 보라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을 보라
우리 마음속에 들어 있는 하늘
해보다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아니면
어두운 밤에 누가 저 등불을 켜는 것이며
세상에 봄을 가져다주리

문정희 시인의 <체온의 시>


시린 마음을 녹여주고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지친 마음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는 사람의 온기.
그러니 마음을 다친 사람을 보거든 얼른 손을 잡아요.
식지 않는 따스함으로 그렇게 서로의 봄이 되어주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