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7 (화) 어머니의 봉다리
저녁스케치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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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면 어머니는 팔 남매 자식들
봉다리 봉다리 챙겨 주기 바쁘다
큰 아그는 자석들 많항께
쌀도 두 차뎅이는 가져가그라
제찬 남은 것도 떡 쪼가리도
여덟 개로 나누어
왁자한 명절 끝에 내 집에 오는 날엔
여섯째인 내게도 서너 개의 봉다리가 주어진다
본가에 갈 때마다 달라붙는 봉다리 때문에
나는 빈 봉지 모아 어머니께 드리지만
어머니의 손을 거친 봉다리들은
어김없이 배가 불러 돌아온다
몇 달에 한 번쯤 뵈는 어머니의 얼굴
날이 다르게 검버섯이 늘어난다
어머니의 늘어가는 검버섯
자식들에게 퍼주던 것들
봉다리 봉다리 들어낸 자죽이다
이대흠 시인의 <어머니의 봉다리>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양손 가득 이것저것 들려주시던 어머니.
좋아하는 음식은 조금 더 넣었다며
잘 챙겨 먹고 아프지 말라는 어머니의 당부가
오는 내내 메아리 되어 가슴을 울렸었지요.
‘힘내렴, 엄마가 있잖아.’ 응원의 마음을 보따리에
꾹꾹 눌러 담은 어머니의 사랑이 참으로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