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21 (토) 문 열었어요
저녁스케치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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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온다고 기별이
왔네요

난 무엇을 해야 하죠
준비 없는 만남은 안 되잖아요

갈색 옷으로 바꿔 입고
머리도 갈색 펌을 넣어야지요

정갈하게 매무새를
고치고 국화향 립스틱에
코스모스 머플러를 두르고
가을을 맞이해야죠

어서 오세요
들국화 해바라기 핀 들녘에
앉아 기다릴게요

가을 어디쯤인가요
갈 향기 예보에 웃음 짓고
그 길가에 앉아 있습니다.

정복자 시인의 <문 열었어요>

때 늦은 더위에 대청소도 미뤄두고,
긴소매 옷은 꺼낼 엄두도 못 냈는데,
기별 없이 찾아온 가을에 깜짝 놀랐던 오늘.
뭐부터 해야 하나 조급해진 마음과 달리
시원한 바람에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게 되네요.
내일은 만사 제쳐 놓고
부지런히 가을맞이 준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