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4 (금) 가을엔 그대가 그립다
저녁스케치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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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라

사랑에 상처 난 심장
그리움에 조각난 가슴이
얼마나 뜨겁게 뛰고 있는지를
알지 않느냐

가을에 물든 바람
꽃잎 앞에 숙여진
인생의 발자국들

꼭 살아라

주워 들 수 없는
그 가벼움의 무게
언젠가 무심히
돌아오는 기억조차 행복이고
두 눈 속 고이 담아야 할
모든 내 삶 일텐데

뒤돌아서면 보이지 않을
그림자의 고뇌보다
더 낯설 인생의 한 뼘 길

찰나의 아름다움마저
볼 수 없는
미숙(未熟)한 내일

살아라 그대여

어제 머물던 가을
오늘 부는 바람에
향기롭게 익어가는
이 눈부신 가을날에

모든 시름 덜어내는
저 밝은 햇살을 받으며

그대...

오늘도
그렇게 고이고이 살아라

김재균 시인의 <가을엔 그대가 그립다>

힘들다, 힘들다.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그저 막막하고 답답하다는 말만 들려오는 요즘.
혹여 잘 지내냐는 안부조차 부담이 될까 싶어
전화기를 들었다가도 슬며시 내려놓게 됩니다.
부디 무심히 흘러가는 저 구름처럼
괴로움이 마음에 오래 머물지 않기를,
슬픔의 눈물이 갈바람에 흩어져 사라지기를.
그리운 이들의 안녕을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