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31 (화) 1월
저녁스케치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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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 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머나 먼 미로에
내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그네
절망의 숲을 통과한 후
메마른 대지를 터벅거린다
그 지루한 날들을 견디며
컴컴한 밤길이 두려워도
밤하늘의 별빛을 따라
새 아침의 그날을 맞아야 한다
마음은 이미 확정되었고
의지는 쇠보다 단단하다.
태양은 활짝 웃고
언 나무들도 기지개를 편다
창공을 나는 새들과 함께
몸은 종이처럼 가볍다
박인걸 시인의 <1월>
옆에서 마구 달린다고
따라 뛰다간 넘어질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베짱이처럼
여유를 부려도 곤란해요.
이제 겨우 1월을 보냈을 뿐인 걸요.
조금 느려도 괜찮아요.
하지만 꾸준해야 해요.
그렇게 마음을 잘 다져서 봄을 맞고
열심히 땀 흘리며 여름을 보내고 나면,
가을엔 멋진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