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 (목) 겨울여행
저녁스케치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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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봄을 향해서
숨을 죽이고 있는 겨울
아직은 앙상해서 가슴속에 고독처럼
삭막하기만 한 계절이다
이제 그 추위도 어느 만 큼 가고
그래서 봄이 멀지 않음을
문밖에서 기다릴 때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고
어느 곳이라도 그냥 떠나고 싶다
열차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며
들뜬 기분이라면 좋고
만원 버스의 오징어 짐짝처럼
어디론 가 실려 가도 좋다
또는 경치 좋은 해안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도 좋고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어느 조그마한 섬으로
보헤미안이 되어서 떠나고 싶다
붙박이장처럼 익숙해져서
성가시게 하는 사람을 애써 외면한 채
내 외로움은 어디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눈치 챈다면 떠나야 할 때이다
김남식 시인의 <겨울여행>
물 먹은 솜처럼 어깨가 무겁다면,
도돌이표 같은 일상에 숨이 막힌다면,
수많은 사람 속에서 나를 잃었다면
떠나야 할 때입니다.
목적지가 어디든 돌고 돌아
결국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
그게 바로 여행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