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3 (금) 뒷모습을 지켜보는 일
저녁스케치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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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라이터, 낡고 허름한 지갑
액정마저 금이 간 휴대폰
번호가 맞지 않았을 그래서 구겨버렸을
꼭 쥔 한 장의 복권
저 복권 한 장에 담긴 염원
사력을 다해 지키려는 가정
삶의 원동력, 울타리였을
난 그 복권에서
오랫동안 눈을 돌릴 수 없었다
억울함을 입 밖으로 쏟아내지 못한
둥글게 말아 쥔 손끝
걷던 길이 사실은 미로였다는 걸
마른 눈물이 모래로 변하고,
몸도 먼지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무의미한 과거가 된.
가벼우려고 애쓴 무거움에서
쌉싸름한 피 맛이 났다
이순옥 시인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일>
터벅터벅 허탈한 걸음걸이,
무거워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굽은 등, 몸보다 큰 가방, 기울어진 어깨.
뒷모습은 늘 그렇게 먹먹함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어깨를 펴고 깃털처럼 가볍게 걸어야 해요.
누군가가 내 뒷모습을 보며 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