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4 (토) 겨울 바다
저녁스케치
20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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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잊은 갈매기 떼
하얀 원무를 그리며 울고 있는
겨울 바다에
일렁이는 물이랑마다
때 이른 메밀꽃이 핀다

요동치는 파도의 몸부림이
어찌 저 바다뿐이겠는가
요동치는 세월 따라
사람도 생의 파고에 시달린다

썰렁한 해변에서
오랜만에 맛보는 휴식
쓸쓸함도 때로는
제법 괜찮은 친구가 된다

박순옥 시인의 <겨울 바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겨울바다.
하지만 파도와 주거니 받거니
속말을 하며 걷다보면
체한 듯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하게 뚫립니다.
가슴의 응어리는 하얗게 이는
포말이 되어 산산이 부서지고
모래 위에 쏟아낸 고민들을
파도가 가져가니까요.
그래서 바다는 겨울에 가야해요.
말벗을 기다리는 그 친구에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