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6 (월)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저녁스케치
2023.01.16
조회 496
왜 산길을 걷다가 마주 오는 사람에게
길을 물으면 사람들이 그러지 않습니까?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하지만 정작 걸어보면 그 조금이
한 시간도 되고 한 나절도 되지요.
젊었을 땐 그런 식으로 가르쳐 주는 게 답답했는데,
나이를 조금 더 먹으니까 그게 참 지혜로운 말 같군요.
멀든 가깝든 그 곳을 물은 사람에겐
그 곳이 목적지일 테니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걷는 게 차라리
까마득하다고 지레 가위눌려
옴짝달싹 못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희망을 가지고 걸으라는 마음이었겠죠.
이혜경 시인의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때론 희망고문 같은 말,
조금만 더!
하지만 그 말이 없었다면
포기하는 일이 더 많았을 거예요.
아니, 지금도 이렇게나 힘든데
조금 더 버틴다고 나아지겠느냐고요?
모르죠. 끝까지 가보지 않고서는.
그러니 조금만,
아니 한 번 더 힘을 내 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