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2 (목) 동지
저녁스케치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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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을 지나는 중입니다
저 끝에는
늘 푸른 바다에서 빨간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을까요
투명한 하늘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앞뒤도 보이지 않는
지독한 어둠, 그 터무니없는
붙잡아 둘 수 없는 생각들 쫓다가
석 잠인지 넉 잠인지 자다가 일어나
다시 환생하는
하얀 햇살 안고 들어가
문을 닫은 숱한 사연의 고치들
수북이 쌓아놓고
갈 길 찾아낼 수 있기를
빌면서
그 터널을 지나는 중입니다
눈 발, 어둠으로 쏟아져도
아무데에나 닿을 수 있는
하얀 길이 보이는 밤입니다
유창섭 시인의 <동지>
처음 코로나를 마주했을 땐
조금만 참고 견디면
이겨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불황과 함께
지금까지 우린 그 속에 있지요.
가장 두려운 건 터널 같은
이 불황의 끝을 알 수 없다는 것.
하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을 겁니다.
캄캄한 어둠 속
저 멀리 보이는 작은 빛
거기에 터널의 끝이 있고,
우린 그 빛을 따라가길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