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4 (토) 크리스마스 케이크
저녁스케치
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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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고 싶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만남은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은 만남이다
사랑하는 마음대로
기도하는 마음대로
축복하는 마음대로
보고 싶은 마음대로
누구나 예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듯이
오늘 나는 그대에게 가는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고 싶다
흔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에게
그대에게 가는 사랑의 길을 묻는다
그대에게 가려고
크리스마스 케이크 한 상자를 샀다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뭉그러져도 뭉그러져도
예쁜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그대
누군가에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슬픈 사랑이다
내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그대에게 가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사라진 길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마치
한 사람을 위한 오래된 사랑 같다
오래된 사랑이나
잊혀진 사람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촛불에서는
오래된 사랑 타는 냄새나
잊혀진 사람 향기가 난다
연인 같은 예쁜 사람이
사분하여 접시에 담아주는
너무 예뻐서 먹기가 아까운
고요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먹고 싶다
그때 나는
그런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고 싶었다
나는 그대에게 그런 사랑이 되고 싶었다.
김병훈 시인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왜 사랑 하냐고 묻지 말아요.
이미 그렇게 돼버렸으니까.
왜 물끄러미 바라보느냐고 묻지 말아요.
자꾸 보고 싶은 걸 어떡해요.
바라만 봐도 가슴이 벅차오는 어여쁜 사람
언제나 마음을 달달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꼭 닮은 그대,
그러니 사랑할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