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0 (토) 아무도 없네
저녁스케치
202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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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
모두가 내 곁에서 떠나갔다
팔랑거리며 날아들던 것들도
밤낮으로 숲속에서, 산책길에서
고운 소리로 노래 불러주던 것들도
온 천지 총천연색 꼬까옷 입고
제멋에 겨워 홀리며 춤추던 것들도
하나 둘 떨어져 뒹굴거리더니 사라져버렸다
텅 빈 의자 맴돌며 서성이다
빈 하늘 바라보았네
날 두고 다 떠나버리면 난 어이 살라고
우주가 다 비어있는 이 기분
홀로 남은 외로움
그 긴 겨울 어찌 보내야 할거나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다지
최성희 시인의 <아무도 없네>
앙상한 가지사이로 바람이 지나갑니다.
나뭇잎을 흔들며 존재를 알려주던 바람조차
인기척 없이 스쳐가는 쓸쓸한 계절.
저 멀리 가버린 세월 따라 사람 따라
바람처럼 또 한해가 지나갑니다.
외로움에 가슴 한켠이 시려오는 걸 보니
그 모든 것을 너무 뜨겁게 사랑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