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6 (수) 둥지
저녁스케치
2022.11.16
조회 527
안아주는 것보다
안기는 것에 길들여지고
내어주기보다
받는 것에 익숙했었다
네 안에
내 집을 짓고서
나는 왜
너의 집이 되지 못했을까
하늘에 살고 있는
별처럼
반짝이기라도 할 것을
바람을 이고 사는
나뭇잎처럼
미소라도 보내줄 것을
서로에게 닿는
마음의 길을 버려두고
기대려고만 하는 나에게
언제면 너의 둥지가 만들어질까
임은숙 시인의 <둥지>
새들은 악천후에도 쓰러지지 않는 둥지를 위해
비바람이 부는 날 둥지를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 마음의 둥지도 그럴 테지요.
시련과 아픔이 없다면 실바람에도 쓰러질 테니까요.
가장 지치고 힘든 어느 날,
마음의 둥지를 지어봅니다.
떠도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마음의 보금자리,
마음을 다친 누군가가 쉬어갈 수 있는 아늑한 둥지를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