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7 (목) 욕봤다
저녁스케치
2022.11.17
조회 662
대학에 붙었을 때도, 욕봤다
군대 다녀왔을 때도, 욕봤다
취직했을 때도, 욕봤다
결혼했을 때도, 욕봤다
첫애를 봤을 때도, 욕봤다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도, 욕봤다
엄니의 말
욕봤다
온전히 배우려면 아직도 멀다
참 멀다
박제영 시인의 <욕봤다>
‘고생했어’ ‘축하해’ ‘힘들었지? 애썼어’
이렇게 말해주면 더 좋았을 텐데
한참을 듣고만 있다 툭 던지는 말, 욕봤다.
칭찬인지, 혼내는 건지, 격려인지, 위로인지
도무지 구분이 가지 않는 무심한 말, 욕봤다.
하지만 이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뚝뚝한 그 말이
애잔함이 녹아든 따뜻한 말이란 걸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한 말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