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8 (금) 가을 냄새
저녁스케치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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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냄새 풍기는 어느 날
간밤에 쏟아지는 빗소리가
어찌나 심란하든지 엎치락뒤치락

커피 한잔에도 가을 냄새
옷에서 가을 냄새
하늘도, 들판도, 공기도
세상이 온통
가을 냄새로 밥상 위에 앉는다

왜 이리도 마음이 심란할까?
마음이 먼저 알아서
내리는 빗줄기에 공허가 되고
나부끼는 나뭇잎에도
시린 마음은 두 배

가을이 깊어 갈수록
마음에 병도 깊어질 터인데
어찌 해야 할지
내 맘은 내 것이 아녀라.
누가 나 좀 건드려 줬으면 좋겠다

김남식 시인의 <가을 냄새>


가을만의 향기가 있지요.
마른 풀내음을 닮은 고독하고 쓸쓸한.
어딜 가도, 누굴 만나도, 무얼 해도
스며드는 짙은 그리움의 향기.
영영 사라질 것 같지 않던 그 향기가
어쩌다 툭 하고 터져버린 눈물에 씻겨 내립니다.
그렇게 마음에서 가을이 떠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