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1 (월) 내 마음을 위로해줘
저녁스케치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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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서 떨어진 때 이른 나뭇잎 같은 사람이
바람 같은 부탁을 한다

-내 마음을 위로해줘
괜찮은척하지만, 사실은 힘들어

숨기지 않은 몇 마디에
밝게 보이던 얼굴이
초라해 보이고 안쓰럽다

말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비밀 같은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말한다

-사실은 나도 그럴 때가 있어
들키지 않으려고 의연한 척할 때가

한동안 그 사람과 앉아
바람과 햇빛을 함께 느낀다

서로 가볍다

이종화 시인의 <내 마음을 위로해줘>


사실은 말야...
하는 말에 귀를 쫑긋 세울 때가 있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덜컥 겁이 났습니다.
어디 아픈가, 어려운 부탁을 하려나,
오만가지 생각과 함께 마음이 저만치 달아나곤 했지요.
하지만 이젠 그냥 말없이 곁에 앉아있고 싶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가장 큰 위안임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