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2 (화) 노란 손수건
저녁스케치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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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꽃이 지고
세월은 그렇게 흐르고
시간이 흐르면 네 이름이 지워질까
그만 내 이름도 지워버린 날들

어스름 해지는 저녁
문득 돌아본 하늘에
노란 은행잎이 춤을 추고 있었지
붉게 물든 저녁노을처럼
실 낱 같은 희망도 놓아버린
붉어진 가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하늘에 닿았을까
약속도 없이 기다리는 마음
끝도 없이 파도치는 노란 물결들
인제 그만
산모롱이 돌 듯 돌아 내게 왔으면

김기월 시인의 <노란 손수건>


노란 손수건은 기약 없는 기다림입니다.
언제가 될지, 내게로 올지조차 알 수 없음에도
우린 노란 손수건, 아니 노란 희망을 마음에 걸어두죠.
이미 마음은 무성한 은행나무가 돼버렸지만
틈새를 찾아 다시 노란 희망을 걸어봅니다.

11월의 모퉁이를 돌면 꼭 한 번 보고픈 사람,
기다리는 간절한 소식들을 부디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