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4 (목) 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저녁스케치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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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고운 빛깔로 익어 손짓하는 가을
떠날 때 떠나더라도
우리는 이토록 따숩게 손잡을 때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
부드러운 가슴 열어 품어줄 것만 같은 구름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동공에 빼곡히 담고 또 담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아직은 떠나보낼 수 없는 인연들
갈꽃의 소담한 웃음
탐스럽게 익어 유혹하는 열매
눈길 머무는 곳마다 심장 뛰는 소리 들켜가며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어
가슴에 가을을 적고 또 적네
김설하 시인의 <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깊어가던 가을이
차가운 바람에 속절없이 멀어져갑니다.
머잖아 가을이 안녕을 고할 것만 같아 나선 길
하늘하늘 떨어지는 은행잎도 잡아보고
감나무 꼭대기에 남은 까치밥도 찍어두고
단풍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커피도 한 잔 하고
노을 따라 길게 펼쳐진 낙엽카펫 위를 걸으며
떠나가는 가을의 뒷모습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