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2 (수) 부부
저녁스케치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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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둘이서 산길을 걸어가다
설핏 풀어본 쓸쓸한 생각 하나
이렇게 보폭 맞추며 걷는 날이 얼마나 될까
푸서리 길이거나 평탄한 길이거나
어깨를 기대가며 함께한 사십여 년
추억은 방실거리며 수묵 한 폭 치는데
날도 가고 달도 가고 내 인생도 저물면
몸져누워 걷지 못하는 그런 날도 있을 테지
서로 손 꼬옥 잡으며 넘어야 할 저 능선
추창호 시인의 <부부>
둘이면서도 하나. 반쪽이면 미완성,
혼자되면 병이 나는 게 부부라지요.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날들.
그저 한 번이라도 더 웃으며
마음 맞춰, 발맞춰 걷다
생의 마지막 날 두 손 꼭 잡으며,
당신이 바로 내 인생이었다고
그래서 살 수 있었다고
속삭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