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0 (목) 가을 간이역에서
저녁스케치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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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는 설레고
또 누구에게는 풍성한 계절이지만

내게는 몽땅 도둑맞은 것처럼
마음이 휑뎅그렁합니다

푸르던 잎 갈잎 되어
한 잎 두 잎 바람에 날려
길 위를 방황하고

가을이 깊어지는 만큼
삶의 가을 간이역에
잠시 쉬어가는 나이가 되다 보니
허전함이 더해만 갑니다

이럴 땐 속마음 털어놓아도
다 이해해주고 함께 갈 사람
내 곁에 한 사람 있다면
쓸쓸하지도 외롭지도 않겠다.

백덕임 시인의 <가을 간이역에서>


삶의 여백과도 같은 가을.
간이역에 쉬어가듯 잠깐 머물러 봅니다.

하나 둘 물드는 단풍도 보았다가,
그간 달려온 길을 되짚어 보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며 마음을 비웁니다.

하지만 해질녘이면
어김없이 스며드는 그리움 하나.

언젠가 다시 인생의 간이역에 섰을 땐
그 여백을 함께 할 사람 하나,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