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31 (월) 10월의 마지막 밤에
저녁스케치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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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여 개의 물음을 깨쳐도
내 손에 남아 있는 것은
흔들리는 별빛 한 조각뿐입니다
이 자리에 아무리 머물고 싶어도
도래하는 철새나 방점을 찍는 낙엽이나
담담히 풍장을 받아들이는 억새들에게 부끄러워
의연히 떠내려가는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게다가 혹시나 그대를 만날까 하여
고이 접어두었던 추억의 갈피들을
이 밤엔 꼭 다시 펼쳐보아야 합니다
임영준 시인의 <10월의 마지막 밤에>
이맘때면 옛 사랑도 소환하고,
남은 달력 두 장을 바라보며 푸념도 하고,
단풍 따라 바람 따라 마음유랑의 길을 나서고.
그렇듯 추억의 한 페이지를 열고선
한껏 가을을 타야했을 테지요.
가슴 한 켠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듯
그저 마음이 무겁기만 한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의연하게 맞는
10월의 마지막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