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27 (화) 알고 보면
저녁스케치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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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침묵할 때
그 때의 침묵은 소음이다

그 침묵이 무관심이라 느껴지면
더 괴로운 소음이 된다

집을 통째 흔드는 굴삭기가
내 몸에도 있다

침묵이자 소음인 당신,
소음 속에 오래 있으면
소음도 침묵이란 걸 알게 된다

소음은 투덜대며 지나가고
침묵은 불안하게 스며든다
사랑에게 침묵하지 마라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건너편에서 보면
모든 나무들이 풍경인 걸
나무의 이름 때문에 다투지 마라

이규리 시인의 <알고 보면>


잔소리보다 침묵이 더 무서울 때가 있지요.
더는 할 말이 없다는 건 마음이 식었단 말.
소통의 단절은 관계의 균열을 말하니까.
그러니 침묵으로 마음을 시끄럽게 만들지 말아요.
침묵으로 마음의 거리를 더 늘이지도 말구요.
사랑하니 기대하고, 기대한 만큼 실망이 클 뿐.
알고 보면 그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