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8 (토) 문
저녁스케치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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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늙으신 어머니는
주무시다 말고 일어나 뚫어지게
병실 창을 바라보곤 했다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머니는 무엇을 그리 보는 걸까
고단한 삶이었을까
먼저 가신 아버지였을까
어여 가야지
어여 가야지
저승 문이었을 게다
나는 부리나케
어머니의 손을 잡는다
안돼요, 엄마
저 문으로 가시면 안 돼요
자식들 짐 된다고
어머니 슬피 우시는데
나도 함께 울 수밖에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어서

이정하 시인의 <문>


점점 기력이 떨어지는 부모님을 뵐 때나
마음의 준비 없이 이별을 해야 할 때,
가슴에 못이 박힌 듯 그렇게 아플 수가 없어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울지 말아요.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속삭여주세요.
내 가슴 속에 당신이 살고 있는 한
안녕이란 말은 하지 않겠다고.
언제나 사랑할 거라고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