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0 (월) 중심
저녁스케치
202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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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오이장아찌 장독 가득 담그는 날
무거운 장돌 하나 부적 삼아 누른다
간장물 깊이 배어라 뜨지 말라 경고다

바람 불면 흔들리던 내 열일곱이 그랬다
물푸레 휘추리처럼 아프게 휘어지다
우듬지 높은 곳부터 푸른 물이 들었다

홀로 흔들린다는 건 상처마다 눈물이지만
새살 돋는 깊이 있어 한 치 두 치 키가 컸다
영혼의 한가운데 나이테를 새기며

미간 사이 구불구불 길들이 늘어난다
엇갈린 시간 속에 흔들리며 잡은 중심
불혹의 돌멩이 안고 스스로 갈앉는다

김민성 시인의 <중심>


흔들리는 세상 따라 마음이 휘청거릴 때면
가족이란 누름돌을 가슴에 새깁니다.
마음이 달뜰 땐 책임감으로 누르고
위기의 순간마다 사랑으로 감싸주고
언제나 마음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소중한 돌멩이 하나.
여전히 흔들흔들 갈대 같은 삶이지만
그 누름돌이 있는 한,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일은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