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7 (토) 처서 그즈음
저녁스케치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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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달 맞으면
북두칠성은 토라져 산을 넘고
넘쳐흐르는 은하수에
뜨거운 별들이 뛰어들던
가슴 설레던 처서 그즈음
달그림자를 함께 밟으며
별빛에 잠기던 우리
마주 잡았던 손을 놓으면
이내 그리움이 출렁이고
돌아서는 뒷모습에
금세 눈시울이 촉촉해 지던
메밀 꽃 달빛처럼
은은히 비춰주던 길을
단둘이 애틋하게 길게 걸으며
별처럼 소곤대던 목소리
다시 한 번 우리 함께 걷던 길에서
마주보며 은하수에 배를 띄우고
먼 여행을 떠날 수 없을까
오늘따라 은하수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
박인걸 시인의 <처서 그즈음>
별이 쏟아지던 어린 시절엔
이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그렇게 저마다의 이름을 지어주곤 했지요.
지금도 처서가 지나고 하늘이 높아지면
밤 산책을 하며 그 이름들을 찾아보곤 해요.
흐른 세월만큼 희미해진 이름이지만,
밤하늘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을
추억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