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7 (수) 내 친구는
저녁스케치
2022.09.07
조회 594
가까이 와있어도 부담 줄까 봐
선뜻 연락할 수 없는 사람
주머니에서 꺼냈다 넣었다
휴대 전화기만 귀찮게 만드는 사람
산이 좋아 산에 와 있어도
물이 좋아 계곡 물을 보고 있다가도
마음속에 담아 둔 모습 꺼내보게 하는 사람
안부 문자 보내놓고
바쁘면 답 안 해도 된다고 적어놓고
바쁜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휴대전화기만 보게 하는 사람
바쁜 일 때문에
시간이 훨씬 지나 식당에 와서도
"식사는 했을까?"
시장기보다 안부가 궁금하게 하는 사람
차 한 잔 같이 하고 싶은 사람
만났던 날과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다
가끔 지하철역을 지나치게 하는 사람
되돌아와도 기분 좋고
발걸음이 가볍게 해주는 사람
봄, 여름, 가을, 겨울 구분 없이
내 안에 활짝 꽃이 피게 해주는 사람
함께 그 꽃을 보고 싶은 사람
생각만 해도 향기가 나는 사람
윤보영 시인의 <내 친구는>
사정 뻔히 아는데 부담 될까봐,
시간이 언제 나는지 몰라서 조심스럽다구요?
아이 참...
친구는 그런 사이 아니잖아요.
생각만 하지 말고 그냥 연락해 봐요.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 친구는
나도 보고 싶었다고 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