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2 (월) 그늘
저녁스케치
202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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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에는 눈물이 없다
그 어떤 아픔도 보듬어 안는다
그림자에는 빛깔이 없다
그 어떤 꽃도 그림자 앞에서
자신의 빛깔을 시새우지 않는다
언제나 빛과 함께 하지만
그 어떤 어둠도 함께 어우러진다

그늘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
그림자는 다른 그림자의 상처까지
온몸으로 감싸 안는다
그림자끼리는 키 재기를 하지 않는다
키 작은 나무는 키 작은 그림자를
키 큰 나무는 키 큰 그림자를 만들 뿐
잘남과 못남을 따지지도 않는다
그림자 속에서는 모두가 그림자가 된다

그늘은 또다시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

최상만 시인의 <그늘>


빛에 반사 돼 보이지 않는 것들은
그늘 아래서 더 선명하게 보이고,
빛이 만든 어둔 그림자는 그늘 속에선 사라져요.
그늘은 희망의 빛을 잃지 않도록 이끄는 길잡이.
그러니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야 한다면
언제든 쉬어갈 수 있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그늘 같은 사람이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