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3 (화) 나보다 먼저
저녁스케치
2022.09.13
조회 557

참 이상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한없이 챙겨주고 싶어지거든요
말하자면, 그 사람에게
한없이 마음을 써주고 싶은 것이지요

이건 그 사람이 잘 먹던 음식인데
이건 그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옷인데
이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인데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내 자신보다 먼저
그 사람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 사람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까
가끔씩 자문해보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요
내 그대를 향한 마음
그 마음 흐르는 대로 따르면 그뿐.

이정하 시인의 <나보다 먼저>


사랑하면 마음이 고장 나요.
머릿속에 집을 지은 듯
그 사람 생각이 떠나질 않죠.

분명 내 머릿속, 내 마음인데,
주인 행세를 제대로 해야지,
나부터 챙겨야지...
맘 단단히 먹고 하루를 시작했는데,
스치는 서늘한 바람에
그 사람 겉옷은 챙겼을까...
감기 걸림 안 되는데...
하고는 이내 피식 웃습니다.

아무래도 이 마음,
한동안은 고장 난 채로 그냥 둬야 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