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3 (수) 수박화채
저녁스케치
2022.08.03
조회 503

수박 꼭지 자르고
막숟갈로 하얀 껍질
보이는데 까지 수제비 뜨면
애들은 환하게 달겨들고

갈색 설탕 솔솔
미숫가루 풀어 헤쳐
고소한 색깔을 만들면
마른입에 침이 흠뻑 고였다.

심부름 갔던 형이
가는 새끼에 목을 맨
투명 얼음을 바늘로 톡톡
떠서 수박 통에 넣어 저으면

둘러앉은 눈망울은 바쁘고
하얗게 빛나는 양재기에 퍼주는
엄마의 손까지 씹을 기세로
여름을 삼키던 때가 있었습니다.

김선균 시인의 <수박화채>>


여름밤 빠질 수 없던 간식,
미숫가루와 수박화채.
입 안 가득 아삭아삭
시원 달콤한 여름이 얼마나 맛났던지.
한 숟갈이라도 더 먹겠다며 싸우다
부모님께 혼쭐이 났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맛이 있어
더운 줄도 몰랐던
어린 날의 그 여름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