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6 (토) 우리 엄마
저녁스케치
2022.08.06
조회 521

나는 개안타 다 널근 나는 개안타
너거나 밥 단디 묵고
건강하게 잘살몬 대지
내 걱정은 쪼깨도 하지말거래이

이 조은 시상 우짜든동
안아푸고 재미있게 살아야 댄대이
너거덜한테 머어 하나 해준기 업꼬
몬난 애미라서 대기 미안타
구비 구비 우째 살아왔는지
그 세월이 아득하대이

단 하루도 당신의 인생
펼쳐보지 못하시고
항시 맨얼굴로 사신 모습
오늘따라 내 빈 가슴에 안겨
슬픔으로 녹아난다

흑백사진 속에
흰 속살 그대로 간직한 채
흐린 기억이나 아름다운 일
모두 가버렸으니
울 엄마 어쩌란 말인가
울 엄마 울 엄마야

이정민 시인의 <우리 엄마>


삶의 흔적을 따라 새겨진 주름과
고단함이 내려앉아 굽어버린 등허리.
마음까지 고장 나 아이가 되어서도
머리 위에 하얀 서리가 내린 자식 걱정에
나는 괜찮다, 다 괜찮다던 엄마.
사는 게 바빠 알고도 모른 척 했던 날들,
그 못남과 죄송함에 흐느껴 우는 자식을 보며
먼 곳에서도 엄마는 여전히 괜찮다 하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