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2 (금) 그저 그립다, 말 한마디
저녁스케치
2022.08.12
조회 543

나의 밤은 당신의 낮,
나의 낮은 당신의 밤,
세월을 이렇게 하루 앞서 사는 나의 세월
그만큼, 인생이라는 세월을
당신보다 먼저 살아가는 세월이어서
세상의 쓰라린 맛을
먼저 맛보고 지나가는 세월이지만
당신에게 전할 말이란 한 마디뿐이옵니다.
그저 그립습니다.

세상엔 천둥 벼락이 하두 많아서
하루아침에 천지가 변하는 수도 있어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을 살아가는 나로서
어찌, 소원 같은 것을 하겠습니까만
내게 남은 말 한마디는
그저 당신이 그립습니다.
그저 당신이 그립습니다.

조병화 시인의 <그저 그립다, 말 한마디>


하고픈 말들을 묵혀도 그립다가 되고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도 그립다가 되고
보고픔이 쌓이고 쌓여도 그립다가 됩니다.

그래서 더 가슴 저미는 말, 그립다.

오늘도 누군가가 스치듯 건넨 말에
애써 눌러온 감정들이 비가 되어 내립니다.

그저 그립다는 말 한 마디였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