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1 (월) 잊자
저녁스케치
2022.07.11
조회 572

그대 아직 누군가
그리워하고 있다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대 아직 누군가
죽도록 미워하고 있다면
그대 인생이 꼭 헛되지만은
않았음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그대 아직 누군가 잊지 못해
부치지 못한 편지 위에
눈물 떨구고 있다면
그대 인생엔 여전히 희망이 있다

이제 먼저 해야 할 일은
잊는 것이다

그리워하는 그 이름을
미워하는 그 이름을
잊지 못하는 그 사람을
모두 잊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다

잊음으로써 그대를
그리움의 감옥으로 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잊음으로써
악연의 매듭을 끊고
잊음으로써
그대의 사랑을 완성해야 한다

그 다음엔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장석주 시인의 <잊자>


물건을 정리할 땐 버리면 그만이지만
마음을 정리하려면 먼저 잊어야 하죠.

말 못할 가슴의 통증이 찾아오더라도
시시때때로 기억의 파편들이 말을 걸어와도
묵은 감정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까지
아주 깨끗하게, 군더더기 없이 말예요.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말아요.
새 삶을 살아갈 앞으로의 나를 위해
아픈 지난 일들은 이제 그만 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