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5 (금) 저무는 길에
저녁스케치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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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든 하루가
빈손에 저물어도
하늘 끝에서 기다린
노을빛은 항상 아름답다

세상길을 따라 가다가
안식 찾은 석양이
서편 한 자락 길게 누우면

딱히 슬픈 일도 없는데
그냥 괜스레
눈물을 훔쳐 낼 때가 있다

대답도 없는 질문 속에
아무 까닭 없이
노을 속 눈시울만 뜨겁다

저무는 길에 무엇이
빛이 되어 찾아 왔을까
세월의 손끝이
콧등을 건드렸나 보다

허석주 시인의 <저무는 길에>


해거름 무렵이면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때때로 눈시울이 노을빛으로 물들기도 하구요.

누군가 까닭을 물어오면 이내 딴청을 피우지만
이미 흔들린 마음은 저물녘 내내
지난 세월의 흔적을 따라 요동칩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노을이 말하네요.
이제 다 지나갔으니, 괜찮다고.
나와 함께 고운 빛으로 물들며 살자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