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3 (토) 여름휴가
저녁스케치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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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그치고
강물 맑아지면
푸른 하늘에 구름을 풀어두고
하늘이 쳐다보는 강물에
그물을 던져 메기랑 피라미 향어를
잡으러 가요

태풍이 오기 전에
옥수수알 까서 밥 지어 연잎에 싸고
비단물결 노니는 동해로
소풍을 가요

가다가 푸른 숲에 뻐꾹새가 마중 나와
반겨주면 버드나무 녹음 어린 곳에
돗자리를 펴놓고

풀벌레 우는소리 들으며
알알이 익어가는
칠월의 청포도 그늘 아래 누워

강물 위에 버들잎 띄워
노 저어도 좋을 그곳으로
여름휴가를 떠나요

정보경 시인의 <여름휴가>


아침이면 풀내음 가득한 숲길을 걸으며 싱그러움을 먹고
한낮엔 해먹에 누워 구름이 그린 작품을 감상하고
해질녘엔 잔잔한 파도와 발맞춰 노을 따라 걷고
밤이면 풀벌레 소리를 노래삼아 별을 보고.

여름풍경들이 자꾸만 아른거리는 걸 보니
마음은 이미 여름휴가 중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