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7 (수) 여름 살려
저녁스케치
202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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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주만 입은 아이들
여름 사냥 중이다

여울목에 반두 척 걸어놓고
첨벙첨벙 물고기 후치면
수초며 풀섶에 자근자근 밟힌 여름을
새빨간 양동이에 주워 담고

호박꽃 속에 앵앵거리다
풀쩍 도망치는 여름을
잠자리채 들고 뒤쫓는다
아이고야, 여름 살려!

손준호 시인의 <여름 살려>


가만히 있어도 비 쏟아지듯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게 하는 짓궂은 여름.
여름이 먼저 시작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이열치열, 땀 흘리며 시끌벅적 바쁘게
여름보다 더 뜨겁게 사는 거예요.
그렇게 맞불작전으로 티격태격 하다 보면
머잖아 여름이 나 살려 달라며 줄행랑 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