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30 (토) 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저녁스케치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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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은 작은 일입니다.
7월의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바람을 불어주는 일

자동차 클랙슨 소리에 잠을 깬 이에게
맑은 물 한 잔 건네는 일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손등을 한 번 만져보는 일

여름이 되어도 우리는
지난 봄 여름 가을 겨울
작은 일에 가슴 조여 기뻐했듯이
작은 사랑을 나눕니다.
큰 사랑은 모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라는
지구에서 큰 사랑은
필요치 않습니다.

해지는 저녁 들판을 걸으며
어깨에 어깨를 걸어보면
그게 저 바다에 흘러넘치는
수평선이 됩니다.

7월의 이 여름날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작고, 끝없는
잊혀 지지 않는 힘입니다.

박철 시인의 <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룰까봐
밤새 해주던 어머니의 부채질,
종일 땀 흘린 남편에게 건네는
시원한 미숫가루 한 잔,
더운 날에도 가족들을 위해
불 앞에 서야하는 아내에게 건네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사랑은 그렇게 티끌처럼
작고 소소할수록 오래 남아요.
그 속에 태산 같은 마음이 있단 걸
우린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