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4 (토) 누룽지
저녁스케치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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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생각나서
가마솥에 밥을 짓는다

묵직한 솥뚜껑 덮어 불지피면
솔솔 김 내며 눈물 흘리는 가마솥은
이내 엄마의 구수함을 칙칙 내뿜는다

구수한 누룽지는 엄마 향기다.

엄마 생각하며 밥을 짓는다
따끈한 하얀 쌀밥 엄마랑
같이 먹고 싶은데.
엄마 생각은 누룽지 되어
노릇해지고
약간은 간절했는지 살짝
검댕도 생겨 버렸다

고소한 향기에다 물 부어
숭늉으로 끓여내니
숭늉 차 한잔은 내 고향을 통째로 데려왔다.

문대준 시인의 <누룽지>

돌아서면 가물가물,
또렷했던 기억도 흐려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의 향기는 왜 더 짙어만 지는지.

햇살을 품은 빨래에서도,
모락모락 피어나는 밥 짓는 연기에서도,
바람에 스치는 향긋한 풀내음에서도 나는 엄마 향기.

곳곳에 배어있는 그리운 그 향기 속에서
잊고 있던 추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깨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