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2 (목) 건널목 앞에서
저녁스케치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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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다 해서 가지 않고
험하다 해서 가지 않은
너무나 아련한
어렴풋한
눈앞에 일어났다
사라지는
머뭇거린 발자국
누가 볼까 챙피해
흙먼지라도
한 줌 움켜쥐고
뿌리고 싶었던
그 건널목 앞에서
그렇게 두렵고
떨리기만 했던
그곳에
이제
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밧줄이라도
한 가닥 묶어놓을걸
표지판이라도
하나 달아둘걸
내가 기다릴지 모르는
그곳에
가 볼 수 있다면....
이태강 시인의 <건널목 앞에서>
가끔 상상해 봅니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그 사랑을 놓치지 않았다면
한 번 더 도전 해봤다면
아니라고 말했더라면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뜻한 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았어도,
설령 차선이었다 해도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갈까, 말까, 다시 똑같은
인생의 건널목에 선다 해도
우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택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