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8 (화) 안부편지
저녁스케치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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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설마 헤어질 줄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너무 멀리 떠나와 버린
기억의 강 이편에서 그대
세월의 안부를 묻습니다
우리 설마 그날 후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줄
제 곁을 떠난 세월동안
별 일이나 없으신 건지
그대 지난날을 묻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비에 젖는 날이 많았을
어쩌면 슬퍼 보이던 눈빛
더욱 깊어졌을지도 모를
그대 안부를 묻습니다
그대 어찌 지내시는지
행복하신 건지 어떤지
목소리 낮추어 가만히
오늘 지나는 바람에게
그대 세월을 묻습니다
강인호 시인의 <안부편지>
기억의 강 저편에 서 있는 걸 알면서도
불러 볼 용기조차 내지 못했던 사람.
언젠가는 잊혀 질 거라 믿었건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의 강물 위로
윤슬처럼 반짝이는 그리움에 그만 지고 맙니다.
공허한 메아리 되어 돌아올 걸 알지만,
그래도 오늘은 차마 물을 수 없었던
그간의 안부를 바람에 실어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