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1 (토) 아버지 등이라는 베란다 창문
저녁스케치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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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등은
우리 가족의 베란다 창문이다.

죄송하게도 아버지의 등은
내가 오랫동안 열어보지 못한 창문이다.

아버지의 등은
내가 자주 대청소하지 못한 유일한 창문이다.

요즘은
우리 아버지 등의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닦으며 마음껏 울고 싶은 날이 많다.

이태리타월은
등이 흘린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다.

이태리타월은 부자가
그동안 서로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이다.

내 등은 아버지 앞에서 울보가 된다.

김병훈 시인의 <아버지 등이라는 베란다 창문>


부모님의 등은 늘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야윈 부모님의 등을 볼 때면 맘이 짠해져 오죠.
오랫동안 대화가 없었다 할지라도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손길에서 그 마음이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그래도 등보단 얼굴을 더 자주보고,
더 많이 이야길 나눌 수 있으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