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3 (월) 듣는다는 것
저녁스케치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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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고인 곳은 낮은 자리다
조금 높은 곳은 마르고 약간 낮은 곳은 젖어 있다
고여 있는 뒤안길 걸어가면서
나는 조각하늘과 나무눈과 지는 꽃잎 이야기를 듣는다
고인다는 것은 말하는 것이 아니다
듣는다는 것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던 비의 소리 담가 두면
어느 사이 잔잔해진다
그 때 들으면 비의 음절 하나하나가 보인다
본다는 것도 듣는다는 것이다
비가 묻혀온 세상 듣는 것이다
하늘이 내는 소리도 거기 속한다
나무나 꽃도 낮은 자리에서 들으면 들린다
길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듣는다
문정영 시인의 <듣는다는 것>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건
그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래요.
귀뿐만 아니라 몸짓과 눈빛 모두 활짝 열고
주변 사람들에게 안테나를 더 높이 세워보세요.
이야기들이 고일 때마다 생각은 한 뼘 더 자라고,
마음이란 소중한 선물도 받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