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0 (월) 그 깊이만큼
저녁스케치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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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사람도
참 능력 있던 사람도
허물어질 때가 있다

근사한 생각을 하던 사람도
교양을 쌓았던 사람도
헤매일 때가 있다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도
스스로 비밀을 지키던 사람도
휘청거릴 때가 있다

보면 볼수록 매력 있던 사람도
좋은 것만 보였던 사람도
평범에 못 미칠 때가 있다

살다보면 쌓고 쌓았던
인품이 한순간 무너지는
그런 때가 있다

무너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일어나기 때문에 성숙해지고
그 깊이만큼 행복해지는 것 아닐까

정외숙 시인의 <그 깊이만큼>


살다보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유리처럼 쉽게 깨지는 순간이 있지요.
어쩌면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 것도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희망은 늘 깊은 절망 속에서 싹을 틔우고
아픈 만큼 삶의 향기는 더 짙어지는 걸요.
그러니까 무너짐을 너무 두려워 말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