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2 (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저녁스케치
2022.06.22
조회 518
영화를 보다 자전거가 나오자
제 가슴과 마음은
둥근 바퀴가 되어
당신에게로 굴러갑니다.
강변을 끼고 버드나무 아래로
길을 함께 달렸던 그 찬란한 유월의
파란 영상이 펼쳐집니다.
관객들은 스크린을 보지만
전 제 눈에 깃든 눈물의 막으로
당신 하얀 미소와
바람에 날리던 머리칼을 봅니다.
관객들은 자전거를 넘어뜨린
주인공을 보고 폭소를 터뜨리지만
전 당신과의 사랑이
왜 쓰러졌는지를 생각하며
펑펑 혼자 눈물을 흘립니다.
영화가 코믹물이었음에도
전 혼자서 당신과의 슬픈 멜로를 관람했습니다.
김하인 시인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신나는 잔칫날 문득 부모님이 생각나 울고,
꽃이 만발한 계절엔 첫사랑과의 이별이 떠올라 울고,
기쁜 소식 앞에선 고생한 날들이 스치고 지나가 울어요.
그렇게 남들은 웃는데 혼자만 눈물이 날 때가 있지요.
남의 이야기일 때 인생과 사랑은 언제나 희극이지만,
정작 우리가 사는 현실은 웃플 때가 많으니까요.